마라톤 경기를 하다 보면 배가 아프거나 소변이 마려울 때가 있습니다. 평소 러닝 중에는 화장실을 잘 안 가는 사람도 긴장하게 되면 가고 더 가고 싶어 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저만의 해결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수만 명 이상 참가하는 서울 동아 마라톤, JTBC 마라톤 같은 대회라면 주최 측에서 코스 중간마다 ‘이동식 간이 화장실’을 배치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참가 인원이 수천 명이기 때문에 따로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노하우로 소변 및 대변을 해결합니다.
2024 서울 동아마라톤 풀코스 화장실 정보
(5km 구간 지난 후 2.5km마다 이동형 화장실 4동씩 설치된다고 합니다)
커피를 마셔라
커피는 이뇨작용 효과가 있습니다. 즉, 커피를 마시면 평소보다 자주, 많이 소변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마라톤 대회가 있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십니다. 그리고 경기 직전까지 4~5번 이상 화장실을 갑니다.
이렇게 방광을 비우면 경기 중에는 소변이 마려울 확률이 적습니다. 다만, 평소에 마시는 양보다는 적게 마십니다.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경기 도중에도 이뇨작용 효과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0분 전엔 물 마시지 마라
달리기를 하면 목이 마릅니다. 초보자는 경기 직전에 물을 많이 마시는데 절대 금물입니다. 어차피 달리는 에너지는 근육에 저장돼 있는 글리코겐입니다. 달리기 직전 물을 마시게 되면 위 속에서 물이 움직여 배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몇 킬로 못 가 오줌이 마려울 수 있기 때문에 마라톤 대회 30분 전에는 물을 마시지 마십시오.
어차피 3km 혹은 5km마다 급수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저는 급수대에서 제공하는 물보다는 당함량이 높은 이온음료를 마십니다. 소변이 마려울 수 있으니 아깝지만 반모금 정도만 마시고 버립니다. 반모금 정도면 다음 급수대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고, 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필요도 없습니다.
관장약을 이용하라
이건 제가 쓰는 방법은 아닌데, 동료 마라토너 중에서는 아침에 관장을 하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국에서 관장약을 사서 아침에 넣으면 대소변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에 화장실을 어렵지 않게 가는 사람은 굳이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마렵다면 상가 화장실
사실 위 방법을 모두 쓴다 해도 긴장하게 되면 또 화장실이 가고 싶어 집니다. 그럴 때는 대회 측에서 마련한 간이 화장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분명 줄이 길지만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만약 서울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라면 곳곳에 있는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간이 화장실, 공원 화장실도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어쩔 수 없이 상가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가 1층 화장실은 대부분 비밀번호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대회 전에 미리 경기 코스를 확인하고 근처 공원 화장실이나 대형 카페 화장실을 검색해 둡니다.
물론 카페는 영업공간이라 민폐일 수 있지만 길에서 싸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또한, 춘천마라톤 같이 시골에서 열리는 대회라면 외진 풀숲이나 바위 뒤쪽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여자분들은 이런 노상방뇨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간이 화장실이나 상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들은 어떻게 할까?
기록 단축이 중요한 선수들은 화장실이 급하면 어떻게 할까요? 일부 선수는 달리는 도중 해결한다고 합니다. 비법은 급수대에 준비돼 있는 물을 몸에 뿌리면 어느 정도 가려진다고 합니다. 달리기는 아니지만 ‘투르 드 프랑스’ 같은 자전거 대회 선수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소변을 보는 일도 있다고 하니 놀라운 기술입니다.
마라톤 경기 도중 화장실 급하면 어떻게 할지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사람마다 루틴, 신체 리듬이 모두 다릅니다. 대회를 많이 참가하다 보면 본인만의 생리현상 패턴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금세 노하우가 쌓입니다.
첫 마라톤 대회에서 화장실이 급해 대회를 망쳤다 해도 실망하실 필요 없습니다. 특히나 42.195km를 달리는 풀코스 마라톤은 경기 시간이 3~4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한두 번 화장실을 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겪는 일이니 걱정하지 마시고 본인만의 루틴을 개발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