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린이도 카본화를 신으면 정말 빨라질까?(+속도 차이 경험담)

요즘 러닝 열풍이 뜨겁습니다. 골프, 테니스를 치던 MZ들이 러닝크루로 모여든다고 합니다. 카본화 품절 대란도 함께 일어나고 있습니다. 런린이도 카본화를 신으면 정말 빨라질까요..? 직접 경험한 속도 차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카본화란?

밑창에 고탄성의 카본플레이트를 삽입한 신발입니다. 지면에 닿을 때 반발력을 극대화시켜 줘서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게 해 줍니다.

카본화를 신으면 정말 빨라질까?

나이키 베이퍼 플라이 2

경험상 1km 당 20~30초 정도 빨라집니다. 카본화는 일반 러닝화에 비해 무게도 가볍고, 탄성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카본화는 기술도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카본화를 신는다고 빨라지는 건 아닙니다.

카본화 vs 일반 러닝화

런린이는 카본화를 신으면 쉽게 부상당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사실입니다. 카본화는 기본적으로 쿠션이 좋기 때문에 천천히 달리면 오히려 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래 저의 경험을 읽어 보시면 초보자가 카본화만 믿고 스피드를 올리면 부상당하기 쉽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런린이 카본화 처음 신어 보다

저는 러닝을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카본화를 처음 신었습니다. 그전에 안 신었던 이유는 가격이 비싸고, 고수들만 신는 러닝화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로 나이키나 호카에서 출시한 쿠션화를 신고 달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기록에 욕심이 생겼고 처음으로 나이키 베이퍼 플라이 2를 구매했습니다.

카본화를 처음 신고 달렸을 때 느낌은 마치 스프링이 달려 있는 신발을 신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통통 튀는 첫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흥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의 5km 지속주 평균 페이스는 530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러닝 초보였던 저에게 카본화는 과분했습니다. 카본화 특유의 반발력을 견뎌 줄 근육과 스피드가 없었습니다. 조금 달리다 보면 리듬이 깨지고 체력이 더 빨리 소진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런린이 카본화를 벗어던지다

카본화는 아직 런린이였던 저에게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먼저 호카 본디 8 같은 쿠션화를 신고 조깅과 지속주 훈련을 꾸준히 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훈련하니 발목과 다리에 근력이 붙고, 페이스도 전보다 빨라졌습니다.

런린이 다시 카본화를 신다

나이키 알파 플라이 2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5km 평균 페이스를 500 이하로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카본화를 신으니 날아갈 듯 가벼웠습니다. 카본화의 반발력을 온전히 스피드로 전환하니 달리기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일반 러닝화로 달릴 땐 500 정도였지만, 카본화를 신고는 440~430까지 나왔습니다. 평균 속도 차이가 무려 20~30초 차이가 났습니다.

카본화 언제부터 신어야 하나?

정해진 기간은 없습니다. 달리기 부상은 카본화를 신었다고 오는 게 아닙니다. 무리하게 훈련 강도를 늘렸을 때 생깁니다.

  • 갑작스럽게 거리를 늘렸을 때
  • 갑작스럽게 속도를 늘렸을 때
  • 갑작스럽게 빈도를 늘렸을 때

한 마디로 갑작스럽게 달리기의 변화를 줄 때 부상은 찾아옵니다. 달리기 자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다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의 경험을 토대로 카본화를 신어도 되는 최소 기준을 제안하겠습니다.

5KM 지속주 페이스 → 500 이하

카본화 신는 기준

한 마디로 1km를 5분 이하로 뛰는 분이 신으셨으면 합니다. 그 정도 달리기 실력이 되면 카본화를 받쳐 줄 만한 근육이 생겼을 때입니다. 아직 5분 이하로 못 뛰시는 분들이 카본화를 구매하고 싶으시다면 빨리 뛰지 마시고, 조깅용으로 신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결론

달리기 속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어(신발)가 아닙니다. 바로 엔진(심장과 폐)과 섀시(다리)입니다. 카본화를 신으면 무조건 빨라진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올바른 자세와 훈련법을 익힌 후 카본화를 신으면 엄청난 효과를 느끼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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